[기울어진 나라③] 울산은 ‘AI 수도’ 될 수 있을까…데이터센터가 지방을 살린다는 환상 >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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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나라③] 울산은 ‘AI 수도’ 될 수 있을까…데이터센터가 지방을 살린다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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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3-2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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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인공지능(AI)은 지방도시의 꿈이 될 수 있을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AI 데이터센터 유치’가 비수도권 지역의 화두가 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에 늘어나는 데이터를 수용하고 처리하는 서버, 각종 네트워크 장비를 한 건물 안에 모아 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비수도권 지역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들은 AI 데이터센터 유치가 “지방소멸의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AI 데이터센터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미국 전역에선 지역주민들의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중이다. 반면 한국에선 수도권에서만 반대 움직임이 있을 뿐 비수도권 지역에선 오히려 유치 경쟁을 벌이는 모순된 상황이 나타난다. 데이터센터가 구체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에너지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등 세밀하게 논의하고 검증할 부분들이 있지만 ‘일단 유치’ 구호만 무성하고 정부와 국회도 기술 개발, 기업 성장에 필요한 규제 완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0일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수도권이 아닌 지방인 울산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마련된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AI 데이터센터가 국가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울산시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울산시민연대는 “AI 데이터센터는 울산의 제조업 구조 전환과 인구 유출 문제에 기여할 수는 있으나 그것만으로 도시의 미래를 보장하는 충분조건이 아니다”라며 “AI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신산업 유치를 넘어 공공이익과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전국 150여개 데이터센터 중 70% 이상은 수도권에 있다. 최근 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잇따라 데이터센터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민들은 소음, 전자파, 열섬 현상, 화재 위험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전력 공급 측면에서도 데이터센터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계속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면 비수도권 발전소에서 초고압 송전선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야 하는 문제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분산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듬해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에 시설부담금을 깎아주고 전력 요금을 면제해주는 유인책을 내놓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AI 전쟁’이 펼쳐지고 이재명 정부가 AI 기술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원하는 비수도권 지역이 늘어났다. 수도권에선 기피하는 시설을 비수도권이 받는 형국이지만 지역에선 ‘소멸위기’라는 고충이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데 물 부족으로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강원 강릉시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 이야기가 나왔다. 홍진원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지역 입장에서는 지역소멸 문제가 있고, 산업 유치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첨단 미래산업으로 보이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기류는 거의 없다”며 “(강원지역에) 인프라가 부족해서 제조업이 형성되기 어려웠는데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기업들이 조금 생겨나는 이유는 딱 하나 전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위원장은 “석탄화력발전소가 강릉, 삼척, 동해에 있는데 수도권으로 전력을 끌고 갈 송전탑을 못 지었고, 가동률이 20%대에 머물러 있다. 전력이 남는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지역경제가 좋아지긴 하겠지만, 환경과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고용 창출을 포함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특성상 서버 관리 인력을 제외하고는 상주인구가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IT 산업단지를 조성해 연구·개발 인력이 이주하거나 새로 대규모 채용을 한다면 모를까, 데이터센터 건물 하나가 들어선다고 곧바로 지역경제가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강원 춘천시에선 일찌감치 논란이 있었다. 춘천시엔 2013년 문을 연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비롯해 여러 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시가 네이버와 협약을 맺고 취득세와 지방세 감면 등 지원을 했는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네이버가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만들 때만 해도 대규모 연구인력이 오고 집적단지를 구성하게 되면 새로운 IT의 총화가 춘천에서 열리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며 “결론적으로 보면 연구인력은 고사하고 보안요원들만 있고,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서버 단지를 갖다 놓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 소장은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고 하는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에게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지역에 어떤 이익이 있냐고 한번 물어보면 좋겠다”며 “데이터센터가 무엇을 하는 데인지는 알고 추진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세종시에선 비수도권 지역 중 이례적으로 최근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운동을 했다. 세종시는 상가 공실 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어진동의 한 상가건물에 데이터센터 유치를 추진했다. 반대 운동을 주도한 상병헌 전 세종시의원은 “기존 집현동의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부지도, 건물도 상당히 크지만 상주인구가 청소인력, 전문 관리 인력 등을 합쳐봤자 120명 내외밖에 안 된다. 상권 형성이 될 수 없는 구조”라며 “대규모 투자 설비, 큰 건물이 들어오니까 종사자들이 대규모로 상주하고 숙식하면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은 환상이고 내용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상 전 의원은 “어진동에 들어올 데이터센터 용량이 40㎿급인데 이는 세종시 전체인구가 쓰는 전력량과 똑같은 규모”라며 “발전소가 당초 계획에 없던 엄청난 규모의 전력량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나 발전소에서 데이터센터까지 전선이 오는 것도 무리였다”고 했다.
데이터센터는 쉬지 않고 가동하기 때문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1000TWh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일랜드의 경우 데이터센터가 많이 생기면서 국가 전력의 20%를 데이터센터가 소비하게 됐고,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동부의 여러 도시에서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이 급등했는데, 그 원인으로 데이터센터 급증을 꼽았다. 이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상의 ‘전력계통 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전력계통 영향평가는 10㎿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려는 사업자가 전력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사전 심사하는 것이다. 권승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전력계통 영향평가 항목 중 전력 자립도나 정책의 적합도는 배점이 낮다”며 “전력 수요 분산을 반영해 규정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이 화두가 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논의도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은 속도가 늦다. 아마존과 SK그룹이 약 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한 울산시에서도 재생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어떤 방향과 정책을 갖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어디엔가 설치를 해야 한다면 집중보다는 분산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운 것은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데이터센터 효율 기준이 있고 점점 강화하는 추세인데 (한국은) 데이터센터가 어떻게 에너지를 쓰고, 에너지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없이 그냥 데이터센터를 지원하거나 업계가 더 많이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는 정책만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에너지효율 지표)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고, 정책 가이드도 없다”고 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전략위)가 지난 2월 확정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비로소 ‘지속 가능한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구축’이 과제 중 하나로 들어갔다. 전략위는 정부가 올해 2분기까지 데이터센터 구축 종합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동시에 행동계획은 AI 기술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장 올해 1분기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재정경제부가 AI 데이터센터 민간투자 세제 혜택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전략위는 “기후에너지부는 전력계통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전력계통 영향평가 제도의 지역 간 차등 적용을 통해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입지 유인을 강화한다”며 “해외기업의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 등 투자유치를 위한 전력·에너지 관련 인센티브 제공 방안 및 재생에너지 발전소-데이터센터 간 연계를 유도·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올해 2분기까지 수립한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심사 중인 AI 데이터센터 관련 법안들도 데이터센터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책임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혜택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안들은 세제 지원과 인허가 일괄처리, 전력계통 영향평가 면제,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신설,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와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PPA 등을 내용으로 한다. 참여연대는 3월 11일 논평에서 “법안들은 AI 산업 활성화와 데이터센터 진흥만을 위해 규제는 완화하고 비용은 사회가 부담하도록 하는 특혜 패키지”라며 “국회는 산업 진흥에 치우친 AI 데이터센터 특혜법 논의를 중단하고 기후 규범과 규칙을 세우는 논의를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어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RE100 원칙도 없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법은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것이자 그 비용을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그 지역에서 소비) 원칙 없는 데이터센터는 결국 LNG나 핵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울산 울주군이 최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데이터센터 건립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론화나 정보공개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된다는 것도 주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울산시는 기존의 ‘산업수도’에서 ‘AI 수도’로의 대전환을 공표하고 올해부터 별도의 행정조직인 ‘AI 수도 추진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지난해 10월 울산시장에게 AI 데이터센터 건립 때 전력 수급과 에너지 안전성, 탄소 배출과 재생에너지 활용 방안, 물 소비에 따른 지역 영향과 하수 처리 방안, 지역 내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질의했다. 또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전력·물 사용량, 탄소배출량, 재생에너지 비율, 고용현황 등의 정보를 정기적으로 받아 시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답변서에서 자세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울산시는 당시 답변서에서 “현재 추진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사업은 민간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전략적 민간 투자사업”이라며 “시는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과 인프라 여건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고만 했다. 울산시는 이어 “민간 투자사업의 특성상 사업의 세부내용은 협약 당사자의 영업상 이익 보호를 위해 공개 및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IT 산업으로의 전환과 관련해 시민들에 대한 설명이나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시가 일방적으로 (AI 수도) 홍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AI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제조업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이 너무 좋은 측면에서만, AI가 지역사회가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이헌석 정책위원은 “AI 열풍이 불다 보니 단편적으로 선거공약으로 연결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에서 이로 인한 피해나 문제점은 없는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며 “미국은 AI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엄청나게 짓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만큼 짓지 않았을 뿐, 본격화하면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지방소멸 문제를 고민해온 하승수 변호사는 “고용효과가 확실하고 중앙정부가 주력하는 반도체 산업단지를 유치하면 지방소멸 해소에 효과가 있겠지만 비수도권 정치인들이 그런 요구는 안 한다”며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거나 불편해질 수 있는 이야기는 안 하면서 만만한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정책은 수십년 반복됐지만, 결국 지역이 망가지는 효과만 나타났다”고 했다.
대전경찰청 ‘대덕구 공장 화재사건 전담수시팀’이 23일 오전 9시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합동으로 안전공업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들어갔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이날 60명을 투입해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본사와 대화동 공장 등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 20일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사건과 관련해 사업장 소방·안전 관리 실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3명이 혼자 산다. 국가데이터처가 밝힌 대로 ‘1인 가구 800만 시대’가 현실이 되면서, 집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특히 인테리어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세대에게 집은 더 이상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나만의 취향을 증명하는 무대이자 휴식과 일, 취미가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 공간이다.
문제는 면적이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면적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같은 평수라도 더 넓게 쓰고 싶은 욕망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재택근무, 홈트레이닝, 홈카페까지 집 안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늘어나며 ‘공간 활용도’는 올해 홈퍼니싱(Home Furnishing·집 꾸미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단순히 정리정돈을 잘하는 차원을 넘어, 필요에 따라 공간을 ‘새로 만들어내는’ 감각이 중요해진 것이다.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는 이 흐름에 발맞춰 수납 솔루션, 슬림 가전, 멀티유스 가구 등 ‘부피는 줄이고 기능은 더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신개념 수납, ‘보관’을 넘어 ‘공간 창출’로
오거나이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부스터스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브랜든(Branden)’은 이러한 변화를 기민하게 읽은 사례다. 단순한 수납 도구였던 파우치에 ‘압축’ 기능을 더해, 부피가 큰 짐을 줄이고 그만큼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대표 제품은 겨울 아우터나 이불을 최대 절반까지 압축해 보관할 수 있는 파우치다. 두툼한 패딩 여러 벌이 차지하던 옷장 한 칸이 비워지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공간이 생긴다. 이 제품은 “공간을 넓게 쓰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자투리 공간을 극대화한 ‘멀티 행잉 오거나이저’도 선보였다. 행거와 옷장 크기에 맞춰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접이식 서랍장으로, 하단 벨크로 방식으로 93~129㎝까지 3~5단 조절이 가능하다. 상단 양측면에는 S자 고리를 달아 모자나 가방을 걸 수 있도록 했다. 벽 한 면, 옷장 한 칸이 곧 또 다른 ‘경량 가구’가 되는 셈이다.
슬림테리어 열풍 … 가전도 ‘다이어트’ 중
가전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슬림테리어(슬림+인테리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부피를 최소화하면서도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 주목받는다.
쿠쿠는 초소형·초슬림 설계를 적용한 ‘미니케어 건조기’와 ‘인스퓨어 실링팬’을 선보였다. ‘미니케어 건조기’는 3㎏ 용량의 콤팩트한 사이즈에 배기호스 설치가 필요 없는 구조로 설계돼 공간 제약을 줄였다. 심플한 외관 덕분에 다용도실뿐 아니라 베란다, 거실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인스퓨어 실링팬’은 천장에서 단 17㎝만 내려오는 초슬림 디자인이 특징이다. 42인치와 52인치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으며, 화이트와 화이트 우드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공기 순환과 인테리어 효과를 동시에 노린 제품이다.
코웨이 역시 슬림 가전 라인업을 강화했다. 최근에 선보인 ‘룰루 슬리믹 비데’는 기존의 자사 모델 대비 높이를 48% 낮춰 두께가 83㎜에 불과하다. 얇아진 두께로 도기와 자연스럽게 밀착되며 심미적 완성도를 높였고, 착좌감 또한 안정적이다.
소형 안마의자 ‘비렉스 마인 플러스’는 기존 시그니처 모델 대비 부피를 약 43% 줄였다. 그럼에도 ‘레그 컨버터블’ 시스템을 적용해 허벅지부터 종아리, 발바닥까지 하체 전반을 마사지할 수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와 성능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선택지다.
작은 공간일수록 설계가 답이다
가구업계도 소형 주거 공간에 맞춘 설계에 공을 들인다. 에몬스는 지난해 12월 열린 ‘2026 S/S 디자인 트렌드 발표회’에서 “작은 공간도 넓어지게, 단순한 방도 세련되게”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레이쉬 시리즈’는 침대와 벤치형 수납, 책상을 연결해 휴식·수납·학습 동선을 분리한 멀티유스 가구다. 벽면과 벤치를 조합해 ‘보이는 정리’와 ‘숨기는 수납’을 균형 있게 구현했다. 소형 공간에서도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부스터스 관계자는 “공간의 여유는 현대인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휴식뿐 아니라 다양한 취미와 활동도 즐길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향후 홈퍼니싱 시장은 단순한 외관의 장식보다는 공간의 밀도를 높여 활용 가능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작은 집’은 한계가 아니다. 어떻게 비우고,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같은 평수도 전혀 다른 풍경이 된다. 공간을 다루는 감각이 곧 삶의 밀도를 결정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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